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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수능 전과목 만점자 (서울대 의예과 이진형)
등록일 : 2019-07-29
1. 박선 선생님을 알게 된 계기
박선 선생님은 중학교 때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다녔던 학원에 계시던 선생님입니다. 중학생이 보기에도 “저 선생님은 참 잘 가르친다”, “저 분은 참 좋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강의력, 분위기, 학생들을 대하시는 태도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때도 수업을 듣는 저희들과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셨던 기억이 납니다.
2018년 초에 다시 입시를 준비하기로 생각하고, 탐구과목으로 지구과학1을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어떤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지 OT, 커리큘럼, 교재 샘플, 맛보기강의 등을 찾아보면서 비교해보았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을 비교해보고 박선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로 결정한 이유 및 강의를 수강한 후 느낀 선생님의 장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저는 공익근무하면서 수능을 준비했기 때문에, 시간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강의 시수가 짧은 강의를 들으려 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는 컴팩트합니다. 짧지만 필요한 내용은 모두 담고 있고, 지구과학 같이 암기할 내용이 많고 휘발성이 강한 과목의 경우 여러 번 반복해 강의를 듣고 학습해 내용을 머릿속에 잡아두는 것이 중요한데, 컴팩트한 강의들로 이루어진 커리큘럼을 통해(백야-코어특강-재해석) 수험기간?동안 여러 번 순환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2) 잡담이 별로 없습니다. 1)번과 마찬가지 이유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성향이기도 한데, 저는 잡담이 많은 수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는 쓸데없는 잡담은 없고, 간혹 가다 하시는 얘기들도 대부분 수업의 내용과 관련되어 있는 얘기들인 점이(예를 들어 내행성이 한밤중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밤중에 금성이 보인다고 대화하는 커플의 일화를 얘기하시는 등) 좋았습니다.
3) 전달력이 좋고, 암기해야할 사항들을 정리하는 방법이 쉽고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발음이 좋고,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들과 결과의 암기가 중요한 부분들을 구분해서 가르치시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고, 암기사항들을 외우도록 하는 방식이 간결하면서도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아름다운 한반도 단원에서의 두문자를 따는 방식이나 저기압의 진행에 따른 풍향의 변화 등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2. 지구과학1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특히 취약한 부분은 어떤 점일까요?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구과학1을 선택하는 이유는 비슷합니다. 내용이 쉽고 높은 등급을 따기가 쉬운 과목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수험생 커뮤니티를 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지1 몇 개월 공부하고 만점/1등급 받았다 류의 글들도 이런 인식이 강해지는 데에 한 몫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 때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구과학1은 암기의 비중이 높은 과목인 바, 일정 시간 이상의 공부시간을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개념의 다회독입니다. 저는 1년간 개념서를 10회독 이상 했습니다. 하다못해 수자원 이용량의 도표에도 빈칸을 뚫어 문제를 내는 과목인데, 어디서 문제가 나올지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개념서를 통째로 외워버리는 것이 마음 편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데서도 문제가 나올까? 싶은 부분까지도 열심히 보고 최대한 머릿속에 담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천체 부분의 개념을 확실히 다잡고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행성의 순행, 역행과 겉보기운동, 천구에 대한 운동과 태양에 대한 운동 등의 개념은 강의를 1번 듣고 문제 몇 개를 푼다고 해서 완벽히 이해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정말 깊이 고민해보고 확실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개념에 대해 깊이 있게 물어보는 문제들을 만났을 때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강의를 듣고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좋은 문제들을 많이 풀어보면서 확실히 익히시길 바랍니다.
3. 박선 선생님 강의를 어떻게 활용하였나요?
박선 선생님의 커리 중에는 ‘개념강의 백야‘, ‘코어특강‘, ‘기출,EBS,교과서의 재해석‘을 수강하였습니다. 개념강의는 2~4월에 걸쳐 수강하였고, 그 후 마더텅 기출문제집을 풀고, 6월 중에 코어특강을 수강한 후,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풀었습니다. 7월에는 기출,EBS,교과서의 재해석을 수강하고 오르비북스의 카스텔라 n제라는 천체문제집을 풀었습니다. 그 후 개념서로 돌아가 개념정리 및 선지분석을 여러 번 반복한 후, 실전감각을 느껴보는 용도로 모의고사를 몇 회 풀었습니다.
1) 개념강의 백야는 크게 개념편과 문제편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강의를 3개씩 들었습니다. 개념편 수강 시에는 강의를 듣고 1시간 복습하고, 단원이 모두 끝나면 해당 단원의 문제편을 풀고, 자주 실수하는 선지와 유형을 정리하고 설명이 필요한 부분의 문제편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개념서는 다른 문제집을 풀거나 강의를 들으면서 유의해야하는 부분, 낯선 선지들을 추가해 단권화한 후 수능날까지 반복해서 회독했습니다.
2) 코어특강은 개념강의의 심화 버전입니다. 저는 개념강의를 듣고 기출을 1회독한 후 수강했습니다. 개념강의를 듣고 기출을 푼 후에는 지구과학 마스터가 된 기분이 들고, 스스로의 약점이나 부족한 개념이 어디인지 등을 자가진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지구과학은 소위 말하는 지엽 개념이 많아 자신이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념을 2순환한다는 생각으로 강의를 통해 심화개념을 공부하고 지엽적인 부분들을 다시 배우기 위해 코어특강을 수강했습니다.
3) 기출,EBS,교과서의 재해석은 수특과 수완을 먼저 풀고 들으면 좋습니다. 저 역시 수특과 수완을 먼저 풀고 나서 강의를 수강했는데, 내용을 또 한 번 복습하는 차원에서도 좋았고 연계교재의 중요한 부분을 강의를 통해 확인하고 다시 짚어본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4. 각종 모의고사는 지구과학1 만점에 필수적인 요소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모의고사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간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지구과학은 특히 검토가 중요한 과목입니다. 처음 풀 때는 시간이 남고, 그렇다고 남는 시간에 검토를 하지 않으면 어디선가 실수가 발생합니다. 검토도 연습해야 하며, 마킹도 연습해보아야 하고, 처음 푸는 시간과 검토하는 시간의 분배도 연습해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험장에 가서 시간 관리에 실패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상황들을 연습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모의고사는 좋습니다.
2) 발문과 선지를 꼼꼼히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지구과학은 대부분의 문제가 쉽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문제집을 풀 때 내용을 건성건성 읽고 푸는 습관이 들기 쉽습니다. 이에 비해 모의고사를 풀 때는 30분 동안 20문제를 풀고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발문과 선지를 꼼꼼히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의문사가 점수를 깎아먹는 가장 주요한 원인인 과목인 만큼, 꼼꼼히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5. EBS는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가요?
이번 수능 20번이 EBS 연계문제이기도 했고, 수특, 수완에는 개념서에 나와 있지 않은 선지나 지엽적 내용이 등장하기도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EBS 연계교재는 꼼꼼히 정리하고 가야할 책인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개념 강의를 듣고 기출을 풀고, 코어특강을 수강하고 나서 수특과 수완을 풀었습니다. 개념을 총 3회독하고 EBS를 푼 셈인데, 이 시점에서는 연계교재에서 소개하는 내용 중 약 70프로 이상이 이미 머릿속에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념 설명 부분은 읽지 않고 문제를 먼저 풀고, 틀린 부분 중 몰랐던 내용과 어떤 실수를 범했는지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한반도 부분은 추가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아름다운 한반도 단원은 알면 풀고 모르면 틀리는 단원이고, 연계교재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수능에 출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도 꼭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계교재의 천체 단원의 문제들은 좋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2번씩은 풀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계교재를 풀고 정리한 후에는 기출,EBS,교과서의 재해석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55개의 주제에 대해 관련된 기출, 기출변형, EBS변형 문제를 풀고 내용을 다시 정리한 후 기출+자작+변형 연습문제로 구성된 문제편을 푸는 강의인데, 당해년도의 모의고사까지 반영되어 그 해의 평가원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었고, 같은 주제의 문제들을 풀고 강의를 들으면서 해당 주제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평가원의 포인트도 알 수 있었으며, 뒤의 문제편은 분량이 많아 소위 말하는 양치기에 좋았습니다.
6. 지구과학1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 지구과학은 응시자 수가 많습니다. 때문에 응시자 수가 적은 과목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백분위 테러가 거의 없습니다. 본인이 열심히 공부해서 만점을 받는다면 좋은 백분위를 얻는 것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또 난이도도 높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꿀과목이라는 이름이 붙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는 과목입니다.
2) 흔히들 지구과학1은 1등급과 4등급의 경계가 없는 과목이라고 합니다. 본연의 실력보다는 그 날의 컨디션이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수능 등급을 결정한다는 뜻 같습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 6월/9월/수능 점수는 각각 48/50/50입니다. 찍은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분명하게, 1년의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공부하고 안 좋은 습관을 고친다면, 지구과학1도 안정적인 점수를 맞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지구과학1에서 학생들이 흔히 말하는 ‘의문사’라는 것은 사실은 잘못된 습관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그래프의 축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단위는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래프의 모양만 본다거나, 문제의 발문과 선지를 천천히 정독하지 않고 대충 흘려 읽은 다음 ‘어디서 봤던 선지군’하는 기억으로 문제를 푼다거나, 문제에서 주어진 비례관계 등을 반대로 이해한다거나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자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저 역시 자주 범하던 습관들이기 때문입니다. 초반에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수능 날 이런 실수를 하면 보상받을 방법은 없습니다. 공부하는 시기에 내가 어떤 나쁜 습관이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실수노트를 만들어 몸에 체화시키는 등의 노력으로 문제를 푸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7. 늦은 나이에 다시 수능에 도전을 했습니다. 계기가 무엇일까요?
저는 현역 때는 수시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습니다. 과학고를 나왔기 때문에 수능준비는 해본 적이 없었고, 대학에 진학해 과외를 하면서 가르친 수학과 물리 이외의 과목은 본 적도 없습니다.
사실 과학고나 영재고를 나온 학생들에게 수능을 본다는 것은 큰 모험입니다. 수학이나 과탐은 공부하면 다 맞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지만, 국어나 영어는 고등학교 때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과목이기도 하고, 수학이나 과학 실력에 비해 언어 쪽 실력이 떨어지는 친구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또 공익 생활 첫 1년은 저녁시간에 대부분 놀면서 여유롭게 보냈는데, 1년이 지나니 복학 후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되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경제와 전기를 전공했지만, 그 분야에 대해서 특별히 재능이나 흥미가 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막막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저는 수능을 준비하고 싶어졌습니다. 일종의 호승심처럼, 과연 내가 정시 분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으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 입학하고 한 트랙을 따라 걷다보면 하한선이 보장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대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안정지향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도전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시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면에서 미래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의대에 갈 경우 ‘최소한 의사는 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의 위안이 되었습니다.
8. 수능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응원 메시지 부탁합니다.
1) 저는 작년에는 수험생이기도 했지만, 그 동안 과외를 통해 꽤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오기도 했습니다. 성적이 안 오르는 학생들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높은 목표를 가지고 마음이 급해서 무리해서 공부를 하다가, 공부가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좌절하고 포기합니다. 한 번에 너무 큰 목표를 세우지 마세요. 너무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면, 일이 뜻대로 되지 않기 마련이고 그러면 의지가 꺾이고 포기하고 싶어지기 쉽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사소한 목표들로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나가고 실천한다면, 사소한 목표들이 모여 대단한 성과가 될 것입니다.
2) 공부를 하기 싫다면, 그리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다른 길을 택하고 싶다면, 공부를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모두가 시험을 잘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굳이 공부의 길을 택하지 않아도 인생에서 실패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길을 택하든 스스로의 선택에는 확신이 있어야 하고, 열심히 노력해 스스로의 선택을 밀고 나가야 합니다. 만약 올해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을 잘 보고 좋은 대학을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무언가 열정과 노력을 쏟을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올 한해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그 열정과 노력을 쏟을 곳이 공부가 되었으면 합니다.